몇 주간 건강의 어려움으로 인해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. 사실 우리가 하루 하루 살아갈 때 건강할 때는 건강의 소중함을 모르고, 노년의 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시간의 소중함을 모르고, 당연히 가족이 행복의 가장 큰 울타리다는 것을 모른채 살아가다 뒤늦게 깨닫게 되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.
우리네 인생의 가장 소중한 존재를 지니는 것들은 의미있는 관계를 통해 더 행복의 여정으로 나아가게 됩니다. ‘나’ 라고 하는 존재를 통해 맺어지는 시간, 물질, 가족, 이웃과 친구들 그 모든 것들이 의미없는 그것이 되기도 하고 의미있는 ‘너’의 존재로 나아가기도 합니다. 심지어 인격체가 없어 보이는 물질도, 시간도 그것을 어떻게 대하고 어떤 관계를 맺어가냐에 따라 그 여정은 현격한 의미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.
종교철학자였던 마르틴 부버는 이러한 의미 있는 존재를 ‘나와 너’로 규명했는데, ‘나와 너(I-Thou)’와 ‘나와 그것(I-It)’으로 말하며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더라도 단순히 하나의 대상인 그것으로서의 삶이 아닌, 존재 그 자체로서의 만남을 통해 참다운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. 이것은 우리의 삶의 울타리를 넘어 신앙의 영역까지도 이어집니다.
성서 속에서 나타난 하나님은 오로지 하나님을 알고 믿는 백성에게만 의미 있는 하나님입니다.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은 인격적인 만남과 관계를 통해 더 깊은 의미 있는 관계로 나아갑니다. 건강의 위협을 느끼며 생사의 고통이 무엇인지를 조금이라도 맛을 보게 될 때 삶의 의미 속에 깃들어 있는 참다운 소중한 존재를 다시금 되뇌어 봅니다.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소망, 가족, 친구들, 삶 속에 깃들어 있는 수많은 시신경같은 관계들이 단순히 그것의 존재로 묻히지 않고 의미있는 ‘나와 너(I-Thou)’를 향해 나아가는 삶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.